[리뷰] 월간 여분의 리뷰: 2023년 1월

2023-02-15

월간 여분의 리뷰: 2023년 1월



1. 『산티아고 라이프스타일』, 전승연 지음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무엇에 이름을 붙이거나 무엇을 정의하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다른 차원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세상엔 미지의 현상, 미지의 물질, 미지의 생물이 넘쳐나기 때문에 그들을 알아갈수록 인식의 지평도 넓어지는 셈입니다.

그런데 다른 영역, 이를테면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데도 이 ‘명명’ 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무리 지어 이름표를 붙이는 것이지요. 세대론, 직종, 성격 유형까지 우리를 구분하는 수없이 많은 분류가 있습니다. 복잡다단한 세상을 좀 더 수월하게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나도 모를 나 자신을 좀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는 데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반면 분류에 과몰입하는 바람에 다른 부류에 배타적이 되어 버리기도 하고요.

이런 식의 분류 작업 중 하나가 ‘라이프스타일’입니다. 삶의 목표를 명확히 아는 사람들에게 라벨을 붙여주는 거지요. 개인에게는 ‘라이프스타일’을 정립한다는 게 의미 있는 일이기는 합니다. 하루하루 부딪히기 바쁜 일상에 붙들고 가고 싶은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덜 힘들고 지치지 않을까요? 다만 개인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닌, 기업이 소비를 부추기기 위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은 경계해야 할 겁니다. 가만 보면 사회적 분류는 애초에 다른 의도가 있었더라도 결국 마케팅 타겟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가운데 전승연 작가는 ‘산티아고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합니다. 30일에서 40일 동안 수백 킬로미터를 걸어 순례지에 도착하는 ‘산티아고 순례’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을 도출해 낸 것입니다. 우선 긴 여정에 오르려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나에게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을 갖춰야 하며, 목적지와 방향을 정하고, 내게 알맞은 속도를 찾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여정의 목표는 목적지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찾는 잔잔한 행복이고요.

저자가 사회적 경향을 포착하기 위해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이름 붙인 건 아니지만, 그의 제안은 다른 많은 명명 작업과 비슷한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나’를 알아보자는 겁니다. 대단한 깨달음을 얻자는 게 아니라 아주 기본적이고 아주 단순한 즐거움을 발견하자는 거지요. 나는 만원 지하철을 타고 가더라도 좌석 옆 기둥에 기댈 수만 있다면 기뻐, 나는 우리 집 고양이가 내 발밑에 와서 서너 번 몸을 부비고 갈 때 허무함이 사라져, 집에 돌아오자마자 따서 마시는 맥주 한 캔이 얼마나 짜릿한지 몰라. 육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산티아고 순례에서는 작은 기쁨 하나도 마른 목에 마시는 물 한 잔처럼 온몸으로 넓게, 그리고 오래 퍼져 나간다고 합니다. 그런 (긍정적인) 목마름 상태를 일상에서도 유지하도록 훈련한다면,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도 순례자의 평안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네 번에 걸쳐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저자의 여행담과 거기서 빚어낸 인생사용법이 자연스레 어우러진 책입니다. 각각의 여정은 저자의 인생에서 각각의 터닝 포인트가 되고는 했고, 독자는 과장없는 차분한 목소리를 통해 그가 겪은 변화를 간접 체험하게 됩니다. 지금껏 숱한 명명의 시도들 속에서 저는 제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고는 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무색무취한 탓인지, 아니면 그런 명명 작업 또한 허상을 실제로 만들어 보려는 헛된 노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탓인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 책에서 쓰이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말은 그런 명명 작업과는 결이 다르다는 게 분명합니다. 아주 먼 길을 자신의 의지로 걷고자 떠난 그 모든 마음들에 하나의 이름표만 붙일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긴 산책을 통해 나의 삶을 조금이나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야겠다고 결정한 마음은 분명 귀를 기울여 볼 만한 형식의 목소리였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행복함을 맛보아야 하고 그 맛을 느끼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순간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나로부터 시작하는 행복함을 자주 느낄 수 있는 상태로 조금씩 만들어가야 한다. _89p.

무엇인가 내려놔야 하는데 무엇을 짊어지고 가는지 모르기에 무엇을 내려놔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그저 우리는 왜 힘든지 지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어느 순간 포기해버리는지도 모른다. _166p.

산티아고 순례길은 우리가 자기 삶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일깨워준다. 길을 걸으며 깊숙한 내면에 숨겨져 있던 진정한 나를, 길이 조금씩 조금씩 꺼내어준다. 누가 대신 걸어주지도 않고 누가 나에게 억지로 걸으라고 시키지도 않는다. 길은 그저 묵묵히 늘 그곳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내가 걷지 않으면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고, 내가 걸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아주 간단한 원리를 깨닫게 해준다. 내가 결정하지 않고 걷지 않는다면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_175p.



2. 『여백의 무게』, 안경진 지음



예술가는 어떤 사람들일까요? 자아 형성 과정에서 남다른 지각 변동이 있었던 사람, 생활 패턴이 뒤죽박죽이거나 오히려 시계보다 정확한 사람, 자신을 한계로 몰아붙이는 사람, 혹은 남들이 자신에게 한계를 느끼게 하는 사람,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 전설적인 생애, 뒤통수를 후려치는 기행을 보여준 예술가들의 에피소드가 너무 많기 때문에 으레 특별한 인간상을 그리게 되고는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이 책의 몇 구절을 빌어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예술가는 저만의 세계관이 확고한 사람이라고요.

오랜만에 제가 편집에 한 숟가락 얹은 책을 소개합니다. 안경진 조각가는 곁에서 보기에도, 글에서 읽기에도 한결같은 예술가입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노트를 쓰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렇진 않다고 말씀하시지만, 작업을 하지 않는 날이 없는 것 같다는 인상도 받습니다.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가 있을 것 같긴 한데, 저희가 편의상 뭉뚱그려 말하는 ‘그림자 조각’이 대표작입니다. 조각이 있고, 거기에 조명을 비추면 전혀 다른 그림자가 나타나지요. 혹은 조각의 윤곽선, 그러니까 여백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림자와 여백은 조각의 감정, 기억, 영혼의 본모습 같은 것이지요. 전시장에서 실제 작품을 마주했을 때의 울림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서툰 표현이긴 하나 ‘아, 이런 게 예술이구나’ 감탄했지요.


안경진, 〈두 사람〉


이 책에서는 그런 작품들을 만드는 예술가의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놀랍도록 성실합니다. 충동적이라기보다는 기획과 계획이 있습니다. 그림자가 작품이 된다는 기발함을 넘어 그의 조각에는 의미와 의도와 의지가 깃들어 있습니다. 뜬구름을 잡지 않으며 현실 참여적입니다. 소외된 이들을 바라봅니다. 예술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그의 세계관입니다. 무엇보다 그 세계관은 작품으로 화하여 우리에게 현실이 되고, 이게 예술가의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저는 텍스트의 세계 변두리를 두리번거리는 사람일 뿐이지만, 이 책은 그런 저에게도 거듭 어떤 태도를 취하길 권하고 있습니다.

‘창작 노트이자 작품집’이라는 아이덴티티에 걸맞게 이 책에는 다양한 작품 사진과 해설이 실려 있습니다. 그림자 조각이 안경진 조각가의 대표작이라고는 했으나 작품의 스펙트럼이 넓어 저마다 주의 깊게 바라볼 작품도 다를 것 같네요. 그게 어떤 작품이든 우리를 ‘조각’이라는 낯선 세계에 한 걸음 끌어당기리라 확신합니다. 더불어 예술가가 아니라도 예술가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그게 삶을 무의미에서 건져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질문이 근본으로 파고 들어갈수록 모든 삶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지지만, 시대의 가치판단과 당장의 고지서들 앞에 숭고한 질문들은 창틈으로 스르륵 빠져 나가 대기 속에 사라진다. 겨우 이런 내가 겪고, 고민하며 표현하는 작품들이 나의 시대를 초월할 수 있을까? 생활을 초월할 수 있을까? 이 무슨 기적인지 모르겠으나, 스스로 그게 가능하다고 믿음을 강요하고, 또 그렇게 믿는다. _11p.

인생은 자아를 발굴하고 만나기 위한 여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황에 따라, 뒤엉켜 있을 땐 몰랐던 어떤 한 모습이 도드라지게 부각된다. 그 가운데 만나고 싶지 않은 자아는 인정은 하되 깊이 묻어둔다. 갖고 싶은 자아는 상상하고 흉내 내며 나를 단련한다. 그런 것이 익숙한 대로, 습관대로 살지 않겠다는 다짐이 아니겠나 싶다. _32p.

빛과 그림자, 흑과 백, 선과 악. 세상을 이분법으로 단순하게 바라본다고 해서 세상이 정말로 단순해지지는 않는다. 세상은 단면이 아니라 입체다. 겹겹의 층에 수많은 의도와 계산, 바람, 욕망, 왜곡이 쌓여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우연이 지배하고 있다. _183p.



3. 『인터스텔라의 과학』, 킵 손 지음



※ 영화 〈인터스텔라〉의 내용이 언급됩니다.

과학자는 생각합니다. “진짜 과학에 기초를 둔 블록버스터”를 만들자. 인류가 획득한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하고, ‘공상’조차 지식에 기반한 추측 혹은 아이디어를 시발점으로 삼자. 한편, 영화감독은 필모그래피 내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켜 왔습니다. 호텔 복도를 빙빙 돌게 하든, 여객기를 터미널에 충돌시키든 실제로 찍자. 최대한 CG는 사용하지 않고, 필요하면 진짜 건물도 폭발시켜 무너트리자. 〈인터스텔라〉는 그렇게 성향이 비슷한 두 사람, 킵 손과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나 (다른 많은 인재들과 함께) 만든 영화입니다. 저도 심심할 때마다 다시 볼 만큼 좋아하는 작품이고요.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도 한 물리학자 킵 손은 제작자 린다 옵스트와 함께 2005년부터 〈인터스텔라〉를 구상합니다. 이후 조너선, 크리스토퍼 놀란 형제가 차례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현재의 시나리오로 변화하고 영화로 완성됐지요. 이 책은 영화의 바탕이 되는 과학을 설명하는 대중 과학서이지만, 영화 제작 과정도 적잖게 나와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과학적 진실과 영화적 표현 사이의 줄다리기(대체로 영화가 승리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영화 〈인터스텔라〉 


킵 손은 도입부터 〈인터스텔라〉의 과학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차근차근 다져줍니다. 간단한 천체 상식, 전자기력, 중력 등 우리 우주의 기본적인 힘, 시간과 공간이 휜다는 개념, 그리고 영화의 숨은 주인공 ‘블랙홀(가르강튀아)’에 관해 설명하지요. 그리고 차근차근 영화의 전개에 맞춰 수업을 확장해 나갑니다. 대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만 딱히 자세한 설명은 없던 용어들(5차원, 양자 데이터, 부드러운 특이점, ‘그들’의 테서렉트[한글 번역은 ‘큐브’] 등)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려줍니다. 마침내 사람이 블랙홀 안에 들어갔다가 살아 돌아온다거나, 중력으로 과거에 메시지를 보낸다거나 하는 일견 허무맹랑한 장면들이 어떤 이론에 따르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최소한 그런 시나리오를 상상할 만했다고) 일러주기까지 말이죠. 잘 쓰인 대중 과학서가 그렇듯 『인터스텔라의 과학』도 독자를 이끄는 단계 설정이 잘 조직되어 있고, 흥미도 자아냅니다. 물론, 도전 의식도 불러일으키고요.

솔직히 온갖 시각 자료를 동원한 설명에도 책의 모든 부분을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심지어 킵 손은 답도 가르쳐 주지 않는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당신이 차근차근 생각해 보라.”) 하지만 영화 한 편을 지탱할 정도의 과학만으로도 우주에 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다는 착각(?)이 들기에는 충분합니다. 독서의 뿌듯함이 다른 책에 비해서도 남다르다고 할까요.


ⓒPhilippe Donn


이 책은 킵 손을 비롯해 〈인터스텔라〉를 만든 사람들이 얼마나 허구와 진실의 “화끈한 결혼”*을 추구했는지 알게 해 줍니다. 예컨대 등장인물들이 들고 있던 외계 행성에 관한 서류에는 그 행성이 실재했을 때를 가정하고 예측한 데이터가 그대로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화면에는 잘 잡히지도 않는 문서였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 책은 ‘대중 과학서’이자 〈인터스텔라〉 팬들을 위한 ‘설정집’이며, 동시에 열성을 다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을 향한 ‘러브 레터’ 같기도 합니다.

여담이지만, 〈인터스텔라〉를 보고 떠오른 작품이 97년 작 영화 〈콘택트〉였습니다. 역시 좋아하는 영화인데요, 인간이 보다 발전한 존재의 도움으로 우주 저 멀리 떠난다는 점도, 부녀간의 사랑을 다룬다는 점도 닮았지요. 실제로 린다 옵스트는 〈콘택트〉의 제작자이기도 했고, 칼 세이건도 원작 소설을 쓸 때 킵 손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하네요. 두 영화의 또 다른 공통점은 상당히 그럴싸한 과학적 상상력을 뛰어난 영상에 담아내며, 동시에 인간의 (선하거나 긍정적인) 본성을 신뢰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입니다. 현실의 과학자들이 호기심을 발휘하여 우주를 탐구할 때, 그 감정에 ‘사랑’도 들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궁금해하는 마음이 곧 ‘사랑’ 비슷한 것 아니겠느냐고, 탄탄한 과학이란 시트 위에 올린 부드러운 감정의 아이싱을 음미해 봅니다.

* 본문에서는 더 멋진 맥락에서 나온 비유였지요. 


사건지평을 통과하여 블랙홀의 내부에 이르면 어떻게 될까?그곳에서는 시간이 극단적으로 휘어져서 당신이 공간적이라고 생각할 만한 방향으로 흐른다. 즉 특이점을 향해 아래로 흐른다. 아무것도 블랙홀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것은 다름 아니라 이런 시간의 하향 흐름 때문이다. 만물은 가차 없이 미래로 끌려간다. 그런데 블랙홀 내부에서는 미래의 방향이 사건지평에서 멀어지는 아래 방향이므로, 아무것도 위로 올라가서 사건지평을 통과함으로써 블랙홀을 탈출할 수 없다. _47~48p.

물리학 법칙들이 통과 가능한 웜홀을 허용하는지에 대해서 나는 회의적이지만, (…) 사실상 유일하게 품어보는 희망은 초고도 문명에 의한 인공적 제작이다. 그러나 (…) 통과 가능한 웜홀을 적어도 우리 브레인(우리 우주) 안에서 제작하는 일은 가장 발전한 문명에게도 터무니없이 벅찬 과제인 듯하다. (…) 〈인터스텔라〉에서는 웜홀이 벌크(우리 우주보다 더 높은 차원의 초공간)에 속한 문명에 의해서 이미 만들어졌고 열려 있으며 토성 근처에 위치해 있다고 상정된다. 그 문명을 이룬 존재들은 벌크와 마찬가지로 4차원이다.
이것은 무지의 안개가 극도로 짙게 드리운 영역에 대한 이야기이다. _137p.

[영화에서 설명되지 않은, 머프가 쿠퍼가 보내준 양자 데이터로 거대한 우주 식민지들을 우주로 쏘아올린 방법과 그 결과에 관한 킵 손의 추측:] 머프는 지구 내부에서의 중력상수 G를 줄이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 틀림없다. (…) 나의 해석에서, 지구 내부에서의 G는 이를테면, 1시간 동안 정상 값의 1,000분의 1로 줄어든다. (…) 그렇게 지구 내부에서의 G가 줄어들면, 나의 해석에서 지구의 중심부는 그것을 둘러싼 주변부의 엄청난 무게에 더는 짓눌리지 않게 된다. 따라서 그 중심부는 부풀면서 지각을 위로 밀어 올려야 한다. 그 결과로 곳곳에서 거대한 지진과 쓰나미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터이므로, 우주 식민지들이 하늘로 치솟는 동안, 지구는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_274p.




글/사진 신태진

브릭스 매거진의 에디터. 『진실한 한 끼』『꽃 파르페 물고기 그리고 당신』을 냈고, 『홍콩단편, 어쩌면 익숙한 하루』를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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